김 진 선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길거리부터 지하철, 버스, 라디오까지 갖가지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광고가 있다. 바로 대학을 홍보하는 광고다. 대학광고는 보통 수시철에 집중적으로 마케팅과 광고를 집행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요즘엔 정부에서 대학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어 심란한 분위기 탓인지 연중 상관없이 더욱 다양한 대학광고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학광고의 열풍이 시작된 것은 1995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의 한 대학교가 공중파 3사 주요시간대에 이미지광고를 하면서 다른 대학들도 잇따라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 이후 1997년부터 대학광고는 본격적으로 대중화 되어 오늘날 대학 광고 시장규모는 이미 2000년대 600억을 넘길 정도로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오늘날 대학광고가 이렇게 거대한 시장규모를 형성하게 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교육부에 인가된 대학교만 수 백 여개에 달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00대학교 수시모집’과 같은 전형적이고 단순한 메시지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광고를 통해 학교 자신들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오늘날 꼭 필요한 기능적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넘어서 학생 유치경쟁이라는 이름하에 잘못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지성이 되어야 할 대학들이 더 시선을 끌 수 있는 예쁘고 날씬한 외모의 모델을 기용하여 일종의 성 상품화 외모지상주의 광고를 쏟아 붓고 있다.

대학생들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광고에 담는 것은 좋지만 광고의 내용이 온통 연예인같이 예쁘고 잘생긴 모델의 외양만을 보여주는 수준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연예인이나 유명 아이돌을 학교 홍보모델로 사용하기 위해 입학시키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취업률에만 집중된 광고 역시 문제가 있다. 대학이 일종의 취업양성소로 전락하게 된 사회적 현실은 안타깝지만 대학 스스로 본연의 모습보다 취업을 위해 거쳐 가는 곳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을 정도로 높은 취업률수치에만 치중한 광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광고의 내용에 있어서도 인턴사원, 정부보조 행정인턴 등 최대한 취업률을 올려 쓰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허위광고, 과장광고를 해서 시정명령을 받은 대학도 있을 정도로 경쟁을 위해 규제를 무시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현재의 대학광고가 상업주의 광고보다 더 상업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예쁜 모델과 보여주기식 취업률의 광고가 과연 대학다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한다.

단순하게 상업광고의 행태를 베껴내어 경쟁하기보다 학교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강점과 이미지,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살려낸 대학에 걸 맞는 광고로 가야한다. 대학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 광고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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