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철 원
화천서 경무계장

고위공직자나 권력자 등 사회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범죄를 해도 쉽게 드러나지 않고, 설령 드러나도 국민이 원하는 수준만큼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듯이, 권력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바로 그러하다. 1990년 이후 대한민국 내의 10대 재벌 총수 중 7명은 모두 합쳐 23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나, 형이 확정된 후 평균 9개월 만에 사면을 받고 현직에 복귀한 점을 보면 우리사회에 ‘반칙’이 만연해 있다는 방증이다.

갑(甲)질에 맞서는 을(乙)을 그려낸 드라마가 점점 많아지고, 우리는 그 드라마를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걸 보면 마치 가상현실로 도피하는 느낌이 든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오는 5월 17일까지 100일간 국민 생활 주변의 공동체 신뢰를 저해하는 3大(생활, 교통, 사이버)반칙에 대한 특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법이란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고, 법치주의가 바로 설 때에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가 구현된다는 취지로 일상생활 곳곳에서 일어나는 ‘반칙’과 ‘편법’에 대해 뿌리를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이다.

한동안 연말모임으로 들떠 있던 밤거리는 평소보다 조용하지만, 따뜻한 봄이 오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발생이 증가할 것이다.

‘서민생활 안전 확보’를 위해 서민경제 침해행위, 지역주민 불안 야기행위인 폭력, 손괴 등 주취폭력행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생활반칙’행위에 대해 엄중 단속할 것이고 국민들이 더 이상 불안에 떨지 않도록 각종 생활 범죄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지역경찰 및 형사들과 아동안전지킴이, 자율방범대 등 지역주민들이 공동체적 치안활동을 펼쳐 어떠한 범죄든 초기에 제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길거리에는 음주운전, 난폭운전, 얌체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행위가 난무하고 있다. 음주운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스팟 이동식 단속’을 적극 실시하고 있고, 과속?보복운전을 일삼는 운전자들에게는 신병 구속 및 차량 압수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모든 운전자들의 자발적인 동참과 법규준수를 향한 의식전환을 해야 교통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중고장터 사기, 악성코드를 이용한 사기.파밍 등 사이버상의 반칙행위들이 있다. 인터넷 사기의 피해액은 다른 사기 사건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지속적인 피해가 축적된다면 인터넷을 이용하는 우리 모두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사이버캅’이라는 스마트폰 어플을 사용하여 사기범죄에 이용된 전화번호 및 계좌번호를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고, 판매자의 개인정보를 꼼꼼히 확인하여 상거래 상 기본원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반칙’행위를 근절하고자 경찰에서는 언론매체를 활용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경찰의 노력으로 3대 반칙 행위를 근절하기란 턱없이 부족하다.

‘법은 만인에 평등하다’라는 말이 가슴 속에 와 닿을 때 국민도 경찰을 신뢰할 것이고 우리사회가 한층 더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것이다.

혼란스러운 정국, 물가 상승, 각박한 인심. 이럴 때일수록 법과 원칙이 바로 서야 조금 더 따뜻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우리 모두 반칙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다 같이 동참하여 정의롭고 건강한 대한민국이 되는,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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